[카일의 수다#796]쿠알라룸푸르 여행의 시작과 끝은 늘~
(Edited)

쿠알라룸푸르 여행의 시작과 끝은 늘 이곳,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였다. 도시 어디를 걸어도 자연스럽게 시야에 들어오는 두 개의 거대한 실루엣은 낮에도, 밤에도, 멀리서도 존재감을 숨기지 않는다. 몇 번을 봐도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게 되는 압도적인 스케일. 늘 같은 자리인데도 매번 새롭게 다가오는 건 이 건물만의 마법 같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는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지금도 세계 최고 높이의 쌍둥이 빌딩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452m의 높이에 두 타워를 잇는 스카이브리지가 특징인데, 현대적이고 섬세한 이슬람 문양을 형상화한 디자인 덕분에 말레이시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가까이 다가서면 빛을 반사하는 금속 외관이 하늘로 이어지는 듯해, 이곳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거대한 조형물임을 실감하게 된다.
오랜만에 다시 마주한 트윈타워는 여전히 장엄했다. 몇 번의 여행의 시작을 알리던 순간부터 마지막 날 숙소로 돌아가는 길까지, 이 건물은 늘 내 시야 어딘가에 자리하며 조용히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지금’을 실감하게 해주었다. 처음 여행 온 사람처럼 설레고, 여러 번 와본 사람처럼 친숙한 이 묘한 기분. 그래서인지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든 결국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여행의 기록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스치는 실루엣도, 마지막까지 기억 속에 남는 장면도 역시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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