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일상#795] 말레이시아의 독립기념일 (8월 31일), 그리고 대체휴무일 근무
안녕하세요, 카일입니다.
매년 8월 31일은 말레이시아에서 매우 뜻깊은 날이에요. 바로 ‘Hari Merdeka’, 말레이시아의 독립기념일입니다.
이 날은 1957년, 말라야(Malaya, 현 말레이시아의 서부 지역)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로, 말레이시아 현대사의 시작을 알리는 매우 중요한 기념일이죠.
당시 말라야의 초대 총리였던 툰쿠 압둘 라흐만은 쿠알라룸푸르 중심부에 위치한 머르데카 광장에서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독립 선언을 낭독했고, “Merdeka!(머르데카!)”라는 외침을 7번 외치며 독립을 공식적으로 선포했습니다. 그 장면은 지금도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에게 깊은 감동과 자부심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해요.
‘Merdeka’는 말레이어로 ‘자유’ 또는 ‘독립’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지금도 이 말은 말레이시아의 자주성과 민족 정체성을 상징하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Hari Merdeka는 단순히 과거의 독립을 기념하는 날을 넘어서, 말레이시아라는 나라가 얼마나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며 성장해 왔는지를 되돌아보는 날이기도 합니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아가는 말레이시아는 이 날을 통해 국민 통합과 애국심을 되새기곤 한다고 해요.
이 날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 성대한 퍼레이드와 불꽃놀이, 문화 행사가 펼쳐진대요. 특히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대규모 국경일 퍼레이드가 열리는데, 군인, 학생, 예술단체 등이 참여해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퍼포먼스로 보여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라고 합니다. 또 많은 시민들이 집이나 차량에 국기를 걸고, 전통의상을 입고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대요. 말레이시아의 국민가인 ‘Negaraku’를 함께 부르며 국기를 올리는 장면은 이 날의 분위기를 더욱 감동적으로 만들어준다고 합니다. 그 장면을 직접 못 봐서 아쉽지만, 또 그만큼 인파가 어마어마하겠지요?
한편, 말레이시아에는 독립기념일 외에도 ‘Malaysia Day’라는 기념일이 따로 있어요. 이 날은 1963년 9월 16일, 말라야, 사바, 사라왁, 그리고 당시 싱가포르가 연합하여 ‘말레이시아’라는 새로운 국가로 출범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래요. 즉, Hari Merdeka가 말라야의 독립을 기념하는 날이라면, Malaysia Day는 말레이시아라는 국가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인 거죠. 두 날 모두 국가적으로 매우 의미가 크고, 말레이시아 국민들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인인 저희로서는 덕분에 휴일을 즐길 수 있구요.
만약 말레이시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Hari Merdeka 기간 동안 방문해서, 이때 열리는 퍼레이드나 문화 행사 등을 직접 본다면 말레이시아의 문화와 역사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다민족인 나라인 만큼 화려한 볼거리와 열정적인 국민들의 모습을 통해 말레이시아라는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동일한 역사와 경험을 가진 한국인에게도 ‘자유’와 ‘다양성’, ‘통합’이라는 이 날의 진짜 의미를 직접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사라왁 이 지역에도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겠지만, 현실은 현장에서 휴일 근무 중입니다.
한국은 가을이 시작되는 늦여름이겠네요. 다들 건강 유의하세요.
대한독립 만세!!! (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