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92] 스위스 여행 28 빗속에서 만난 베른의 시간, 시계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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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베른 거리에서 만난 시계탑, 치트글로게(Zytglogge). 사진 속 오래된 탑은 단순한 시계가 아니라 베른의 상징 같은 존재라고 합니다. 13세기 초에 세워진 이 탑은 도시의 문이자 감시탑 역할을 하다가 이후 거대한 천문시계가 추가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지요. 매 정각마다 인형들이 움직이며 짧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비 속에서도 사람들을 멈춰 세우는 매력이 있습니다.
퍼포먼스를 기대하며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짧은 퍼포먼스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소 실망한 것 같았습니다.

베른은 스위스의 행정 수도답게 고풍스러우면서도 차분한 분위기가 흐르는 도시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는 시간 속에 멈춘 듯한 묘한 평온함이 있어, 천천히 걸어 다니기만 해도 여행의 밀도가 높아지는 느낌을 줍니다.

비 때문에 우산을 쓴 채 잠시 머물렀던 시계탑 앞에서, 오히려 도시의 고즈넉함이 더 짙게 느껴져 좋았습니다. 오래된 시계가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며, 베른이 참 ‘시간을 대하는 방식’이 특별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이 글과 사진들은 25년 7월 4일부터 16일 약 2주간,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했던 꿈같은 스위스 여행을 기반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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