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82] 스위스 여행 25 산속의 숨결이 들리는 곳, 기스바흐 폭포 (Giessbach Falls)

브리엔츠 호수를 따라 이어진 길 끝,
깊은 숲 속에서 흘러내리는 하얀 물줄기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곳이 바로 기스바흐 폭포(Giessbach Falls).
가까이 다가가면 물소리가 단순한 소음이 아니라, 마치 자연이 들려주는 리듬처럼 느껴진다.
쏟아져 내리는 물살과 그 주위를 감싸는 짙은 초록의 숲,
그리고 곳곳에 퍼지는 물안개가 한데 어우러져 그림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기스바흐 폭포는 총 14단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천천히 흘러내리며, 브리엔츠 호수로 이어지는 그 긴 여정이 인상적이다.
폭포를 따라 내려가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걷다 보면 물소리와 함께 숲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중간쯤에 있는 다리 위에서는 폭포를 바로 앞에서 마주할 수 있는데, 얼굴에 닿는 미세한 물방울들이 오히려 기분 좋게 느껴진다.
폭포 아래로 내려가면 눈앞에는 호수와 그랜드호텔 기스바흐(Grandhotel Giessbach)가 모습을 드러낸다.
폭포에서 흘러온 물이 호수로 스며들며 만들어내는 풍경은 그야말로 스위스 자연의 조화 그 자체였다.
잠시 물가에 서서 바라본 폭포는 웅장하면서도 고요했다.
그 소리와 풍경이 주는 힘이란, 잠시라도 모든 생각이 멈추고, 그저 ‘지금’이라는 순간에 집중하게 만드는 마법 같았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고, 고요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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