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81] 스위스 여행 24 그랜드호텔 기스바흐, 시간이 머무는 곳

브리엔츠 호수를 따라 차를 타고 한참 산으로 들어 가다 보면, 산과 호수가 맞닿은 언덕 위에 마치 동화 속 성처럼 자리한 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그랜드호텔 기스바흐 (Grandhotel Giessbach).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이 호텔은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 호텔 중 하나로, 예로부터 유럽의 귀족들과 예술가들이 휴양지로 즐겨 찾던 곳이라고 한다.
호텔은 기스바흐 폭포 바로 옆에 자리해 있다.
폭포의 물줄기가 호수로 흘러드는 모습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데, 그 풍경이 마치 그림엽서 속 장면처럼 평화롭다.
푸른 숲과 하얀 물보라, 그리고 붉은 창틀이 인상적인 고풍스러운 건물은 스위스 특유의 정돈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테라스에는 커피를 즐기는 여행객들, 잔잔한 음악, 멀리서는 유람선이 호수를 가르며 천천히 다가오는 풍경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스위스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건물 곳곳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었지만, 그 낡음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다.
마치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르는 공간처럼, 한참을 머물며 바라보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
기스바흐 폭포를 보러 간다면, 이곳 호텔에 잠시 들러 커피 한 잔 하며 풍경을 즐겨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 있는 방문지, 그리고 한 번쯤은 꼭 걸음을 멈추어야 할 아름다운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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