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79]그냥 지나가는 감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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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무 징조도 없었다.
평소처럼 잠들었다 눈을 떴을 뿐인데.
열이 오르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온몸과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듯 통증이 밀려왔다. 몸속에서 불이 나는 것처럼 뜨겁고, 이마에 맺힌 열이 손끝까지 번졌다.

감기는 늘 이렇게 예고 없이 온다.
마치 마음의 열병처럼, 갑자기 찾아와 모든 균형을 흔들어 놓는다.
별일 아니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이 순간엔 그저 아프고, 버겁다.
하루를 버티는 일조차 유난히 느리다.

하지만 이런 시간도 결국은 지나간다.
며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이 다시 가벼워지고, 열도 식는다.
그러면 또 평범한 일상이 시작된다.
아팠던 순간이 꿈처럼 흐려지고, 나는 다시 아무 일 없던 사람처럼 걸어간다.

생각해보면 인생의 많은 일들이 그렇다.
불쑥 찾아와 나를 흔들고, 앓게 하고, 결국은 지나간다.
감기처럼 찾아온 아픔은 그저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일 뿐이다.

오늘은 그렇게, 감기와 함께 하루를 앓는다.
뜨겁고, 느리고, 잠시 머물다 갈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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