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22] 유럽 여행 중 만난 다양한 햄과 소시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처음 하몽을 접한 이후로 한국에서도 마트에서 가끔씩 사 먹게 되었는데요. 제가 아는 하몽 외에 여러가지 이름이 있어서 뭐가 뭔지 궁금해만 하고 말았었는데요.

유럽 여행 중 특히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를 다니다 보면 식사나 간식, 바게트 샌드위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햄’입니다. 그런데 이 햄이 우리에게 익숙한 단순한 슬라이스 햄이 아니라,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전혀 다르더라고요. 이름도 낯설고 생김새도 비슷비슷해 보이는데 뭐가 다른지 궁금해서 정리해 봤어요.

  1. 하몽 (Jamon) – 스페인 대표 생햄

스페인에서 ‘하몽’은 말 그대로 염장한 돼지 뒷다리를 수개월 이상 건조 숙성한 햄이래요.
• Jamon Serrano: 가장 일반적인 하몽으로, 고소하고 짭짤하며 풍미가 깊대요.
• Jamon Iberico: 도토리를 먹고 자란 이베리코 돼지로 만든 고급 하몽으로, 기름지고 부드럽고 깊은 맛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이런 하몽은 샤퀴테리(차가운 고기 플레이트)나 타파스에서 얇게 썰어 와인과 함께 먹는 게 일반적이래요.

  1. 잠봉 (Jambon) – 프랑스식 햄의 세계

프랑스에서는 ‘잠봉’이라 불리는 햄도 다양합니다.
• Jambon de Paris: 우리가 샌드위치에서 가장 흔히 먹는 조리된 햄이래요. 삶거나 찐 부드럽고 담백한 햄으로, 잠봉뵈르(햄버터 바게트)에 자주 들어간대요.
• Jambon de Bayonne: 스페인 하몽과 비슷한 프랑스산 건조 생햄으로, 짭짤하고 향이 강하며 샤퀴테리에 종종 등장한다고 합니다.

  1. 프로슈토 (Prosciutto) – 이탈리아의 햄 대표
    • Prosciutto Crudo: 이탈리아의 생햄으로, 하몽과 비슷하게 건조 숙성한 햄이래요. 파르마산이 특히 유명하고, 식감은 얇고 고소하며 와인이나 멜론과 곁들이면 최고라고 하네요.
    • Prosciutto Cotto: 조리된 형태의 햄으로, 샌드위치에 자주 들어가는 부드럽고 짠맛 적은 스타일이랍니다.

  2. 살라미 (Salami) & 소시송 (Saucisson) – 말린 소시지류

햄 말고도 유럽에서는 ‘말린 소시지’도 많이 먹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살라미예요.
• Salame Milano, Napoli: 이탈리아식 살라미로, 곱게 다지거나 굵직한 고기 입자로 만든 소시지. 후추나 마늘, 와인으로 풍미를 낸다고 합니다.
• Soppressata, Finocchiona: 큼직하게 썬 고기를 넣고 숙성시킨 지방이 풍부한 살라미. 회향씨로 향을 더한 것도 있대요.
• Nduja(은두야): 부드러운 형태로, 빵에 발라 먹는 매콤한 이탈리아 살라미라고 합니다.

프랑스에도 비슷한 말린 소시지들이 있죠.
• Saucisson sec: 일반적인 프랑스식 말린 소시지로, 부드럽고 고소하며 지방이 살아 있는 맛이랍니다.
• Rosette de Lyon: 리옹 지방 대표 소시송으로 큰 원형이고, 촉촉하고 진한 맛이 난다고 해요.

스페인에서는 하몽 외에도
• Chorizo (쵸리소): 파프리카와 마늘이 들어가 붉고 매콤한 소시지.
• Fuet (푸에트): 얇고 마일드한 드라이 소시지로 간식처럼 먹는대요.

여행 중 햄 구분 팁은요.
• 샌드위치 속 햄은 대부분 조리된 ‘잠봉 드 파리’ 또는 ‘프로슈토 코또’
• 얇고 짜고 깊은 맛이 나는 건 대부분 생햄류 (하몽, 프로슈토 크루도, 바욘)
• 소시지처럼 생긴 건조 제품은 살라미/소시송류

유럽의 햄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이자 오랜 식품 보존 방식에서 나온 유산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의 젓갈 같은 저장음식이겠지요? 여행 중에는 슈퍼나 샤퀴테리 가게, 바게트 가게에 들러서 하나씩 맛보며 비교해보는 것도 큰 즐거움입니다. 아는 만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으니까요!
근데 몰라서 잘 즐기지 못해 지나고 나니 조금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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