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786] 말레이시아, 생각보다 복잡한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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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다시 실감하는 것 하나.
말레이시아는 동말레이시아와 서말레이시아가 비자 체계부터 분위기까지 전혀 다른 두 나라 같은 곳이라는 사실이다.

서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조호바루 등)는 일반적인 말레이시아 출입국 규정이 적용되지만,
동말레이시아(사라왁·사바)는 완전히 독자적인 체계를 갖고 있어 같은 나라 안에서도 ‘입국 심사 한번 더‘라는 독특한 규정이 있다.
그래서 서말레이시아 EP(Employment Pass, 취업비자)가 있어도 동말레이시아에서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복잡함이 존재한다.

이번에 직원 한 명이 정확히 그 문제에 걸렸다.
EP 때문이 아니라, 동·서말레이시아 비자 체계가 서로 분리된 특성 때문에 출국 자체를 막힌 상황.
같은 말레이시아 안이지만, 마치 국경을 한 번 더 넘는 느낌이라 절차 하나라도 꼬이면 길이 완전히 막혀버린다.

그 직원도, 우리도 예상 못 한 상황이라 모두 멘붕.
특히 그 직원의 가족들…
오랜만에 만날 생각에 마음 설레며 기다리고 있었을 텐데,
그 기대를 어쩌지 못하고 그대로 돌려보내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너무 크다.
본인은 얼마나 낙심했을까 생각하니 더 그렇다.

업무적으로도 작은 타격이 아니라,
“아… 왜 이런 일은 항상 막바지에 생기는 걸까”
싶은 좌절감까지 밀려온 하루였다.

그래도 하나씩 해결해나가야겠지.
말레이시아의 복잡한 행정 시스템도 결국은 익숙해지는 과정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부디 직원도, 그 가족도, 그리고 우리 모두 다음엔 웃으며 이 얘기를 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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