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도 1년

딱 일년전 오늘 수원을 떠나 제주로 향했습니다.
지금 이시간쯤은 목포에 도착해서 배를 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온가족이 수원으로 이사를 와서 정착해서 직장도 결혼생활도 그리고 아이들도 낳고 살았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살 거라 의심하지 않았던 수원을 떠나서, 아는 사람 한사람 없는 제주에 와서 살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을 못해봤었습니다.
기대도 되었지만 두렵도 떨리는 마음이 훨씬 컸었습니다.

당시 구약성경에 나오는 야곱에 대해서 많이 묵상을 했었습니다.
혈혈단신으로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떠날 때의 마음이 이러했을까요?

목포에서 떠나는 배를 타고 새벽 제주항에 도착할 무렵 객실 창에서 보았던 일출을 보면서 느꼈던 입도의 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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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도착하는 날 육지에서 인터넷으로 봤던 전셋집을 확인하고는 마음에 들어서 아내와 둘째를 다음날 불러서 함께 보고는 계약을 바로 했고, 수원집도 전세가 바로 나갔고, 이사업체 선정이나 이사오는 날까지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앞으로의 삶이 계속 제주에서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육지로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지난 일년은 너무 만족스럽게 잘 살았습니다.

지난 일년이 너무너무 감사했고, 앞으로 제주에서의 삶도 역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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