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속열차
중국여행에서 첫날은 거의 이동하면서 보낸 하루였습니다.
아침에 제주에서 출발해서, 2시간 조금 넘게 비행하여 선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사에서 준비한 버스로 20여분 이동해서 심양북역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고속열차를 타고 연길까지 가기 위함이었습니다.
한국에서 KTX도 타보지 못했던 저에겐 고속열차라는 것이 기대가 되더라구요.
그런데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부터 아! 여기는 중국이구나! 하고 느꼈던게 기차역 대합실로 들어가기 전부터 짐검사를 하는 겁니다.
우선 기본적인 짐 검사를 하고 나서 대합실 들어가는 문을 통과 했고, 다시 대합실 문을 통과하고 나서는 다시 로비로 이어지는 곳에는 짐을 엑스레이 검사대까지 통과 하게 했구요. 공항보다 더 철저하게 몸을 수색(?) 하더라구요. 신체접촉을 최소화 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제가 청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바지 위에 손을 대고 만지는 것만이 아니라 다리까지 걷어서 검사를 하더라구요. 그리고 허리춤까지 검사관이 손을 넣고 검사를 하는데 많이 불쾌했습니다.
물론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서 여권을 검사도 당연히 했구요.
가이드는 폭탄물 같은 것이 들어오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한번들어 왔다가 나가는 출구도 참 대단하다 생각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대합실로 들어왔는데, 역시 중국이나 할 정도로 대합실이 아주 컸습니다.
제주에서 비행기가 일찍 출발을 한 것도 있었지만, 모든게 빨리빨리 진행되어서 대합실에서 2시간 넘게 기다렸고, 기다리면서 도시락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시간이 되어서 기차를 타기 위해서 승강장으로 입장을 하려고 했는데 여기서도 다시 신분증 검사를 하고 전산으로 스캔까지 하더라구요.
그렇게 승강장으로 입장을 했고, 기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기차를 타기전에 기차가 출발하면 혹시 동전을 갖고 있으면 좌석 선반에 세워보라는 겁니다. 동전이 넘어지지 않고 있을 정도로 흔들림이 없을 거라고 했습니다.
동전이 없어서 해보진 못했지만 정말 기차가 부드럽게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고시속 320km 라고 하는데 이렇게 흔들림이 없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차는 빠르고 부드럽게 가긴 하는데 기차안에 탑승한 사람들의 매너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4시간을 가는 동안에 기차안이 정말 시끄러웠습니다. 큰소리로 얘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휴대폰으로 영상을 보는데 이어폰이 아니라 스피커로 크게 틀어 놓고 보는 사람들도 여기저기 많이 보였습니다.
좌석이 한쪽은 2열, 다른 한쪽은 3열로 이루어져 있는데 3열쪽은 많이 이동하기엔 여러가지로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좌석 앞뒤 공간은 비행기 만큼 좁지는 않아서 앉아만 있을 때는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졸면서 자면서 4시간 이동한 끝에 도착한 연길서역은 조선족이 많이 사는 곳 답게 한글이 보이는데 반갑더라구요.
코로나 전까지는 한글이 먼저 쓰여지고 아래쪽이나 우측에 한자가 쓰였다는데 코로나 이후에 국가정책이 한자를 먼저 쓰라고 하면서 연길의 모든 간판들이 이렇게 바뀌었다 하더라구요.
아침에 제주를 출발하여 연길까지 도착하니 날이 어두워질 정도로 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네요.
연길의 밤거리를 보니 한글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TV에서 보던 북한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연길의 모습이 그리고 조선족의 말투가 이북의 모습을 닮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는데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따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중국 여행하면 백두산에서 천지를 본 것과 버스랑 기차에서 보낸 시간들 밖에 생각이 안날 정도로 이동을 많이 했는데요. 이렇게 여행 첫날을 보냈습니다.